LG전자의 LG 트윈빌딩 건물 내에 새롭게 생긴 기부 키오스크를 이용해 유튜브 구독자 수 기부 공약을 내건 직원이 1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기부할 상황에 놓이자 회사가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튜브 채널 'MZ전자'를 운영하는 LG전자 최정현 선임은 지난 4일 구독자 1명당 1000원을 기부하겠다며 사내 기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쇼츠 영상을 올렸다.
최 선임은 아내와 상의하지 않고 영상을 올린다면서 쇼츠 설명글을 통해 "많이 누르면 좋겠고, 후기 인증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영상을 올릴 때만 해도 38명뿐이었던 채널 구독자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9일 오후 6시 기준 9000명, 10일 오전 8시 기준 구독자 1만명을 돌파했다. 공약을 이행하려면 1000만원 상당을 기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최 선임은 8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제 월급에서 너무 멀어지면 아무래도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날 오후 11시 59분까지 구독자 수를 집계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 선임의 상황을 접한 LG전자는 선의로 시작한 기부가 부담되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부 규모가 정확히 정해지면 적합한 사용처를 알아볼 예정"이라며 "지원 근거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달 일상 속 기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임직원이 쉽고 편하게 나눔 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키오스크 화면에는 위기가정이나 결식아동, 다친 소방관 등의 사연과 사용 계획 등이 안내된다. 임직원이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접촉하면 월급에서 기부액이 공제되는 방식으로, 횟수 제한 없이 기부할 수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