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과거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사이에 불거진 문자 '읽씹(읽고 무시하기)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일절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7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각별히 당부드린다"며 "대통령실은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며 "전당대회 결과로 나타나는 당원과 국민의 명령에 충실하게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2대 총선 전인 지난 1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표 경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 대책 위원장 후보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대국민 사과 의향 문자를 보냈으나 읽고도 답장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통령실이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 후보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반발했다..
반면 한 후보와 당권 경쟁 중인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묵살한 것은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이란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과 연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론과 당정 갈등 우려론에 이어 김 여사 문자 논란까지 겹치면서 당권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선호도 1위였던 한 후보의 독주 전망에 먹구름이 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