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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고집 포기한 LF…1020 '르봉백'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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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에 접어든 패션업계에서 브랜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1020세대를 새로운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한 ‘히트 아이템’에 열광하는 젊은 소비자의 특성에 주목한 것이다.

5일 LF에 따르면 가죽가방 브랜드인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는 올해 1~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늘었다. 2021년 론칭한 아떼 바네사브루노는 그동안 50만~60만원대 가죽 가방과 지갑 등을 주력 상품으로 전개해왔다. 구매력이 있는 3040세대 이상 직장인이 주 고객층이었다.

아떼 바네사브루노는 1020세대로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가죽을 포기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10월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소재로 한 이른바 ‘패디드 원단’ 제품인 ‘르봉백’(사진)을 내놓으면서다. 디자인은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발레코어(발레+일상복)’ 트렌드를 활용한 리본을 모티브로 했다.

20만원대의 르봉백은 론칭과 동시에 유튜브와 SNS 등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3개월의 판매 실적으로 브랜드 내에서 연간 매출 1위 상품이 됐다. 르봉백의 성과 덕에 액세서리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210% 늘었다.

전체 구매 고객 중 60%가 처음 브랜드 상품을 구매한 신규 고객이었다. 전년 대비 1020세대 고객은 약 네 배 늘었다. 30대 고객 역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LF를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는 올해 유행인 ‘워크웨어(작업복)’ 트렌드로 신규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2월 출시한 ‘프렌치 워크 자켓’은 전체 구매 고객 중 72%가 2030세대다. 헤지스 제품을 처음 구매한 신규 고객 비중도 40%에 이른다.

LF 관계자는 “그동안 소속 브랜드 중 상당수가 고가이고 주 고객층도 30대 이상이다 보니 신규 고객 유입이 제대로 안 된 측면이 있었다”며 “르봉백과 워크 자켓이 젊은 세대에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이른바 ‘입문템’으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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