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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公營일 이유 없는 공영방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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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여야 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방문진 및 KBS 이사들을 친여권 성향으로 교체하려는 정부와 이를 저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이 볼썽사나운 수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에 대다수 국민은 시큰둥해하지만, 여야는 절박하다. KBS, MBC를 장악하지 못하면 2년 후 지방선거, 3년 후 대통령 선거를 ‘차·포 떼고’ 치러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같은 순진한 소리는 발붙일 공간이 없다. 야권은 진보 진영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을 위한 방송 3법을 무조건 밀어붙일 판이다.
민간 경쟁 저해하는 공영방송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공영방송이 공영(公營)이어야 할 이유는 ‘주인이 없어야 정치권력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민간 사업자들은 수익성 때문에 제공하지 못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KBS1TV와 EBS를 제외한 한국의 ‘소위’ 공영방송들은 민영방송과 똑같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 광고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게다가 KBS는 국민에게서 반강제로 걷은 준조세(수신료)를 KBS2가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투입한다. 맨주먹으로 싸워야 하는 민영 방송사 입장에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지난해 KBS 매출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9.4%. 나머지는 광고·협찬 등 다른 방송사들과 똑같은 수익 구조다. 일본 NHK는 수신료 비중이 95%, 영국 BBC는 70%가 넘는다. 민간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진국 공영방송과 달리 KBS는 공영의 특혜를 받아 민간을 구축(crowd out)하고 있는 셈이다.

MBC는 더 기형적인 구조다. 주식회사인 MBC는 최대주주가 공익재단인 방송문화진흥회라는 이유로 자신을 공영방송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100% 광고·협찬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 상업적인 프로그램 편성 등 어느 하나 공영으로 볼 이유가 없다.
민영화로 정치에서 독립시켜야
공영방송에 ‘공영성’을 부여하는 또 다른 이유는 모든 국민이 방송을 시청할 권리, 즉 보편적 시청권 제공이다. 하지만 현재 공영방송사 중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은 없다. 국민 대다수가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으로 방송을 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사업자가 아닌 통신 사업자들이 보편적 시청권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공영방송들은 오히려 유료 방송 시장도 침범해 방송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본 채널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케이블 채널(PP)을 6~7개씩 운영하면서다. 2022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와 이들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의 방송 시장 점유율은 47.1%에 달했다.

안형준 MBC 사장은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민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의 영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민이 주인인 방송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차라리 “‘언론노조’가 주인인 방송”이라고 말했다면 솔직하다는 평이라도 들었을 테다. 사실상 민영방송인 채널들을 시장에 돌려주는 것이 방송을 정치에서 독립시키고 공정 경쟁을 통해 방송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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