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폭로된 A씨가 재직 중이라고 알려진 회사에서 해당 인물에 대해 "퇴직 처리가 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은 24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 관련 직원은 퇴직 처리가 됐음을 안내 드린다"며 "당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지문을 게재했다.
A씨의 신상은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를 통해 폭로됐다. 해당 채널에서는 A씨에 대해 지난 2004년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한 당시 사건에서 기소된 10명 외에 소년원에 보내진 20명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직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최근까지도 밀양에서 각종 스포츠 동호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당 모임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부연했다.
또 A씨가 근무 중인 회사에 대해 "울산 소재 건실한 금속가공유 기업"이라고 설명하면서 "연봉 조회 사이트에서 조회해 보니 1년 차 연봉이 4000만원 이상이고, A씨는 아마 10년 이상 근속이어서 통계대로라면 7000만~8000만원 수준을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후 해당 기업의 이름이 포털사이트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로 이름을 올렸다. 결국 업체에서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슈가 된 사건 관련해 진위여부를 파악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런데도 해당 홈페이지 고객 게시판에는 "당장 해고하라"는 글이 쏟아졌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돼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퇴사하는 사례는 A씨가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도 밀양 지역 한 공기업에 근무하던 남성도 최근 사직서를 제출해 사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상이 공개된 인물 중 자신과 무관하다며 유튜버와 블로거 등을 처벌해 달라는 진정도 나왔다. 38살 정 모 씨 등 9명은 23일, 밀양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에 자신들의 사진을 올린 유튜버와 블로거 등을 인터넷 명예훼손으로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밀양경찰서에 제출했다.
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사건과 무관한 자신들 사진이 방송에 사용된다며 삭제 요청 민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고소·진정도 증가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에 이른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이달 초부터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가해자들 신상이 공개되면서 당시 사건이 재주목받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