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출전해 양산형 전기차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고 24일 밝혔다.
이 대회는 1916년 처음 시작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모터스포츠로 로키산맥의 파이크스 피크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차량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유서 깊은 대회다.
해발 2862m에서 경기를 시작해 4302m에 위치한 결승선까지 총길이 19.99㎞의 오르막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구름 위의 레이스'라고도 불린다. 코스에는 총 156개의 굴곡진 코너가 있어 차량의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과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완주할 수 있는 높은 난도를 자랑한다.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을 활용해 이번 대회 익스히비션(Exhibition, 전시) 부문에 양산형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크로스오버 개조와 비개조 차량으로 참가했다.
우선 현대차는 개조 차량에 아이오닉5N을 기반으로 험난한 레이스에 최적으로 세팅된 '아이오닉5N TA(타임 어택, Time Attack) Spec' 차량을 선보였다.
아이오닉5N TA Spec은 기존 양산 차량과 동일한 고용량 배터리와 고출력 모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변경을 통해 출력을 일부 증대(최대 687마력)했다. 또 충격 흡수 장치, 18인치 슬릭 타이어, 공기역학 성능 강화 설계 등 모터스포츠 전용 패키지를 탑재해 드라이버가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제공했다.
현대차 월드랠리팀 다니 소르도(Dani Sordo)와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여러 번 참여한 경험이 있는 모터트렌드 저널리스트인 랜디 폽스트(Randy Pobst)가 아이오닉5N TA Spec 드라이버로 출전했다.
양산형 전기차 개조 차량으로 참가한 아이오닉5N TA Spec은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주행을 선보인 다니 소르도의 활약을 추가해 9분30.852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하며 종전 양산형 전기차 개조 차량 세단 최고 기록인 9분54.901초를 경신하며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오닉5N TA Spec은 올해 참가 차량 중 익스히비션 부문 1위뿐만 아니라 종합순위 3위를 차지하며 높은 기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비개조 차량으로 참가한 아이오닉5N은 자동차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론 자라스가 드라이버로 나서 10분49.267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기존 비개조 양산형 전기차 세단 최고 기록인 11분2.801초를 넘어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높은 난도로 악명이 높은 이번 대회에서 양산형 전기차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데 성공하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을 집약해 주행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아이오닉 5N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최적 온도 조절을 통해 약 20㎞ 코스를 성능 저하 없이 우수한 성적으로 완주하고 관람객의 안전과 흥미로운 볼거리 제공을 위해 실제 엔진 사운드와 유사한 사운드 기능 등을 활용하며 많은 이목을 끌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1992년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에 '스쿠프' 차량으로 처음 출전해 이륜구동 양산 차 비개조 차량으로 13분 21.17초로 우승을 달성했으며 2012년에는 '제네시스 쿠페'로 대회에 참가해 9분46.164초로 당시 코스 신기록을 세우는 등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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