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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포기한 '장타여왕' 윤이나, 우드 티샷으로 코스 정밀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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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야드. 21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 10번홀(파5)에서 윤이나(21)가 기록한 티샷 거리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 2라운드를 시작하는 홀, ‘장타여왕’의 첫 티샷으로는 다소 아쉬운 숫자다. 하지만 당연한 결과였다. 드라이버 대신 유틸리티로 친 샷이어서다.

거리를 다소 포기한 대신 페어웨이를 지키겠다는 윤이나의 전략은 적중했다. 두 번째 샷으로 224.5야드를 보낸 그는 웨지로 세 번째 만에 공을 핀 1m 옆에 붙이면서 기분 좋게 버디를 잡아냈다.

시작부터 기세를 올린 윤이나는 이날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오후 5시 현재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투어 통산 20승 대기록에 도전하는 박민지(26)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3라운드 무빙데이에 나서게 됐다.
○윤이나, 복귀 뒤 첫 승에 한발짝
윤이나의 강점은 압도적인 장타다. 루키였던 2022년, 평균 264야드가 넘는 비거리를 선보이며 KLPGA투어에 장타 열풍을 불러왔다. 올 시즌에도 비거리 평균 261.07야드를 기록하며 티샷 이득 타수 0.93으로 투어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티샷을 멀리, 유리하게 잘 친다는 뜻이다.

하지만 윤이나의 진짜 강점은 코스 공략이다. 장타력을 믿고 드라이버로 무조건 내지르지 않는다. 우드나 유틸리티로도 다른 선수들의 드라이버만큼 거리를 낼 수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다.

이날 윤이나의 플레이가 그랬다. 그는 14번의 티샷 기회 가운데 드라이버는 단 여섯 번만 잡았다. 전날도 마찬가지 선택을 했다. 곳곳에 지뢰가 도사리고 있는 까다로운 포천힐스CC에 대응하는 전략이었다.

티샷이 흔들리면 어김없이 깊은 러프나 벙커에 빠지는 만큼 페어웨이를 지킨 뒤 보다 편안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필요할 때는 장타력을 보여줬다. 맘먹고 드라이버를 잡고 친 18번홀(파5)에서는 티샷으로 280.2야드를 보내 버디로 연결했다. 경기를 마친 뒤 윤이나는 “페어웨이를 지키면 다음 샷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어 저와 궁합이 잘 맞는 코스”라고 말했다.

2022년 ‘장타여왕’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던 윤이나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오구 플레이한 사실을 뒤늦게 신고해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3년간의 출전정지는 기부, 봉사활동 등으로 정상참작을 받아 1년6개월로 경감됐고, 올 시즌부터 투어활동을 재개했다.

이번 대회에서 윤이나는 복귀 뒤 첫 승에 바짝 다가섰다. 그는 “후반에 바람을 읽는 데 다소 실수가 있어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샷감이 좋아 내일이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우승, 정말 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3·4라운드에서도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원조 퀸’ 박민지, 20승 향해 ‘순항’
대회 3연패, 투어 통산 20승에 도전하는 박민지는 이날도 2언더파 70타를 쳐 ‘원조 포천 퀸’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민지는 전반에 2타를 줄이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 들어 타수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다가 6번홀(파3)에서 보기까지 범했지만 곧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는 뚝심이 돋보였다.

그는 “후반 들어 두 발짝 정도의 퍼트를 두고 ‘왜 오늘 이 자리, 이 홀에서 떨릴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부담감이 들었다”며 “오히려 짧은 퍼트를 한 번 놓치고 나니 부담감이 떨쳐졌다”고 말했다. 이어 “순조로운 흐름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며 “샷감이 좋아 위기보다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KLPGA투어 강자들이 리더보드 상단으로 뛰어오르면서 우승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1라운드에서 1언더파로 다소 주춤했던 박현경(24)은 17번홀까지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베테랑’ 김지현(33)도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4언더파로 우승 경쟁에 가담했다. 포천힐스CC=

조수영/조철오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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