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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터졌다" 환호…현대차 주가 무섭게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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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주가가 강하게 오르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현지 금융당국에 제출했다는 소식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다.

올해 들어 현대차·기아의 주가 호재가 이어져왔다. 세계 시장에서의 차량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종목으로도 꼽혔다. 여기에 인도법인의 IPO로 자회사 가치 재평가와 함께 대규모 현금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 인도에서…사상 최대 IPO 기록 경신 유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오후 1시17분 현재 현대차는 전일 대비 1만1500원(4.29%) 오른 27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28만5000원(전일 대비 6.34% 상승)까지 올라 52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기아도 5200원(4.24%) 상승한 12만7900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두 완성차업체의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오전 11시10분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기아가 434억원, 현대차가 298억원이다. SK하이닉스에 이은 2·3위다.

현대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외신 보도의 영향이다. 로이터·블룸버그 등은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주 중 최대 1억4200만주(지분율 17.5%)가 IPO로 매각된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차도 “인도법인을 인도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SEBI에 IPO 관련 예비서류인 DRHP(Draft Red Herring Prospectus)를 제출했다”고 17일(한국시간) 공시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시장이다. 작년 한 해 동안 413만대의 차량이 팔렸다. 성장성도 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억명의 인구가 바탕이다. 작년 국내총생산(GPD) 성장률은 8.2%에 달했다. 현대차가 인도를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거점으로 점찍고, 현지법인 IPO에 나선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IPO 규모를 30억달러(약 4조1670억원)으로 전망했다.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직전 최대 규모의 IPO는 인도생명보험공사로, 조달액이 약 25억달러(약 3조4725억원)였다.

로이터통신의 전망을 바탕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인도증시 IPO로 현대차의 기업가치가 10조5000억원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6만8000원인 지난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56조1235억원)의 18.71%에 달한다. 현대차가 △IPO 이후 보유하게 될 지분가치(11조6900억원) △IPO로 조달하는 현금(4조1600억원)을 더한 값에서 이미 현대차 시총에 반영된 인도법인의 사업가치(5조2800억원)을 뺀 결과다.

유진투자증권은 IPO 이후 현대차가 보유하게 될 인도법인 지분가치를 11조6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분의 17.5%를 팔아 30억달러를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현대차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약 171억달러(약 23조7000억원)로 역산된다. 이중 현대차의 몫(지분율 82.5%)은 19조5525억원이다. 여기에 40.2%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이 할인율은 인도 완성차 시장 1위 사업자인 마루티스즈키의 사례에서 따왔다. 모회사인 일본 스즈키모터스 기업가치에 반영된 마루티스즈키 지분가치의 할인율이다.

인도법인의 사업가치는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 1조10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4.8배를 곱해 5조2800억원으로 계산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밸류에이션과 내년 이익 전망을 감안하면 현대차 인도법인의 실제 기업가치는 IPO 추진 초기에 언급된 30조~40조원 수준에 가깝다는 판단”이라며 “이 경우 현대차 기업가치 상승 효과는 약 16조8000억원에 달할 것”고 말했다.
밸류업·호실적 번갈아가며 주가 부양…현대차, 올 들어 31%↑
이재일 연구원은 “인도법인 IPO 효과 이외에도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가능성, 미국·인도 신공장 증설 효과, 2분기 실적 호조 등은 추가로 주가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강화 가능성과 호실적은 올해 들어선 이후 현대차의 주가 상승 동력이었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각각 31.7%와 22.7%다. 이 기간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을 3조9766억원어치 쓸어 담았다. 순매수 규모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세 번째다. 기아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9722억원으로 7위다.

두 완성차 종목의 첫 번째 상승 추세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만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17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을 천명한 이후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면서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주가가 30% 넘게 올랐지만, 14일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78배에 그친다. 저평가 매력에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이후 한달동안(1월18~2월16일) 현대차 주가는 38.89% 상승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이 잠시 가라앉은 뒤에는 호실적이 주가를 다시 밀어 올렸다. 1분기 실적 전망이 나오는 4월초부터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탄 것이다. 미국에서 판매 호조 소식이 들려온 데다, 환율까지 고공행진하면서 호실적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574억원이다. 실적 발표 직전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3조5811억원에는 미세하게 못 미쳤다. 하지만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전기차 캐즘(신문물의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카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로 4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시장 판매는 부진하지만,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싼타페와 투싼 등 주력 하이브리드카 판매 증가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모두 8만4402대의 차량을 팔았다. 1년 전 대비 11.6% 늘었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판매량이 46.5% 증가한 2만424대로,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2만대를 돌파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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