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는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4%)를 밑돈 수치다.
견조한 고용 지표에도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옴에 따라 한국시간으로 오는 13일 새벽 3시에 공개될 미 중앙은행(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문과 향후 금리 전망에 영향을 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CPI 3.3% 상승은 시장 전망치(3.4%)와 4월 CPI 상승률(3.4%)에 비해 소폭 내려간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이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대비 0.2%, 전년 대비 3.4%로 각각 시장 전망치(0.3%, 3.5%)를 소폭 밑돌았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대비 변화가 없었던 이유는 휘발유 가격 하락세 때문이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받은 휘발유 지수는 전월 대비 3.6%나 내렸다. 항공료, 신차, 의류 지수도 전월 대비 하락했다. 다만 CPI 가중치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 발표된 5월 미 비농업 신규 고용이 27만2000명으로 시장 전망치(18만5000명)를 크게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직전월 대비 상승률이 보합세를 기록한 이번 CPI 지표는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낙관론에 힘을 더하는 결과다.
시장은 곧바로 환호했다. 5월 CPI 발표 직후 미국 뉴욕증시에서 선물은 일제히 뛰었다. 전날 최고치를 경신한 나스닥 지수선물은 CPI 발표 직후 0.85%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CPI 발표 직후 9월 금리 인하에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 9월 인하 가능성은 70%, 11월까지 인하 가능성은 80% 가량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시간 13일 새벽에 예정된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의 기자회견과 미 Fed 위원들의 점도표 공개에 쏠려 있다. 점도표는 Fed 위원들이 각자 생각하는 금리 전망에 점을 찍어 중간값을 추산하는 지표다. 지난 3월 Fed 위원들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는데, 이번 점도표에서는 한 차례 혹은 두 차례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