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에서 연립·다세대주택 전세 계약의 절반 가까이가 2년 전보다 보증금이 낮아진 역전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와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빌라 전세보증 기준 강화로 비(非)아파트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2022년 1~5월 전세 거래가 이뤄진 4만2546건 중 올해 같은 기간 동일 주소지와 면적에서 1건 이상의 거래가 발생한 9653건을 분석한 결과, 약 46%인 4437건이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전세 시세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전세 보증금은 평균 4%(979만원) 내렸다. 역전세 거래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34%)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에서 기존보다 보증금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은 강서구로 나타났다. 강서구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2022년 2억337만원에서 올해 1억8097만원으로 2240만원 떨어졌다. 특히 방화동은 2022년 평균 2억1300만원이던 전세 보증금이 올해는 1억8412만원으로 13.6% 감소했다. 구로구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1억7148만원이었다. 2년 전(1억8989만원)보다 1841만원 줄었다. 중랑구(1812만원), 금천구(1776만원) 등도 전세 보증금이 하락했다.
대규모 전세사기가 잇달아 발생한 강서구는 25개 구 가운데 역전세 비중도 가장 높았다. 2년 전과 동일 조건에서 계약된 주택의 74%가 역전세 주택이었다. 구로구(66%), 금천구·도봉구(64%), 양천구·중랑구(60%) 등도 역전세 거래 비중이 60%를 웃돌았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