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엑슨모빌 같은 석유 메이저들이 우리가 확인한 데이터를 똑같이 보고 있다면 사업에 뛰어들까요. 저는 ‘YES’라고 생각합니다.”
비토우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사진)이 1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해는 이미 3차례의 심해 시추로 성공 요건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이아나 탐사 때보다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엑슨모빌에서 지질(층서)그룹장을 역임하며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다. 엑슨모빌 재직 시 금세기 최대 심해 유전으로 평가되는 가이아나 유전 탐사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액트지오가 도출해낸 포항 영일만 인근 7개 유망구조는 유사 심해 유전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원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기 위한 4대 요소인 근원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이 존재할 뿐 아니라 이들이 생성·활동 기간이 맞아떨어지는 ‘타이밍’까지 5가지 요건을 모두 갖췄다”며 “가이아나 탐사 당시엔 이 정도의 데이터는 없었다”고 말했다.
20%로 제시한 탐사 성공률에 대해선 전 세계 유사 광구에서 확인된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사 광구의 실패 사례를 보면 매장된 원유의 유출을 막는 트랩(돔 모양의 지층구조)이 충분히 튼튼하지 못하거나 생성된 탄화수소의 양이 트랩을 채울만큼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이런 리스크까지도 반영해 도출한 성공률이 20%”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출된 4개 요소 별로 확률이 다르기에 성공률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고문에 따르면 20%의 성공률은 4가지 요소가 존재할 확률을 곱해 얻어진 수치다. 그는 "사실 저류층은 이미 탄성파 데이터로 입증돼 없을 가능성이 100%는 아니지만 거의 없다고 본다"며 "덮개암도 우수한데 트랩 같은 경우는 앞서 말한 리스크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동해 유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국 내 갈등에 대해 “(시추를 할지 안 할지는)굉장히 기술적인 사안인데 이렇게 뜨겁게 논란이 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이미 3개의 심해 시추공이 있고 추가로 파자는 것인데 이전에도 이런 논란이 있었나”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이런 식의 뜨거운 논란은 보통 회사 내부에 국한돼 일어난다"며 "엑슨 모빌에서 가이아나 리자 심해 광구를 시추하자고 할 때도 사내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것은 기술 전문가들이 논쟁을 하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끝으로 총 6박7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한국 사회 내 논란이 큰만큼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정보가 나올테니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