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시장에서 활약하던 중간 유통 사업자가 사라지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이 ‘디지털 중개인’ 노릇을 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도소매 업체는 2020년 156만7298개에서 2022년 151만9505개로 2년 새 4만7793개 줄었다. 같은 기간 관련 분야 종사자는 368만9068명에서 357만7370명으로 11만1698명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 판매 중 온라인쇼핑 비중을 뜻하는 ‘온라인 침투율’은 2014년 21.5%에서 2022년 42.2%로 두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46.3%로 높아질 전망이다. 과거에는 물건을 떼 와서 각 지역의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는 유통업자의 역할이 컸지만, 이제는 추천 알고리즘이 ‘매치메이커’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기업이 제일 먼저 점령한 분야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구매가 일어나는 표준화된 상품이다. 플랫폼이 직접 물건을 사서 유통하거나 자체브랜드(PB)를 붙여 판매하는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서 영세 유통 사업자의 설 자리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비일상 상품군 시장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롱테일 시장’이 창출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G마켓은 플랫폼에서 개인화한 추천을 활성화하자 고객에게 닿는 상품 가짓수가 15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3만여 명의 작가가 입점해 핸드메이드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아이디어스’는 지난해 말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