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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에서 다시 고개든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유로존의 물가 상승 동인에는 차이가 있으나 미국처럼 리플레이션 압력의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20개국 유로 지역의 5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예상보다 높은 전년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CB가 우려해온 서비스 가격의 급등과 근원물가의 압력이 높아졌다.
최근 블룸버그 조사에서 경제학자의 약 3분의 1은 미국의 물가 상승이 유럽의 물가 상승을 이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처럼 인플레이션이 완고해질 경우 금리 인하 후의 후속 조치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미연준은 시장의 간절한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넘자 통화 완화를 바로 제고한다고 천명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막대한 재정 부양책 영향이 크고,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너지 위기가 인플레이션의 촉매제였으나 현재는 임금 상승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수요 증가 등 유럽의 인플레 요인도 미국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ING의 거시 연구 글로벌 책임자인 카스텐 브르제스키는 “ECB는 미국에서 목격된 리플레이션 위험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의 경제학자인 안제이 슈체파니아크 는 예상보다 강한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최저 실업률로 임금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주도의 회복 전망으로 기업이 제품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면서 인플레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핌코의 포트폴리오 관리자인 콘스탄틴 베이트는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상관관계가 높다"면서 “미국에 리플레이션 문제가 있는데 유로존에 문제가 없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 방크 총재도 지난 4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직된 소비자 물가는 유로존도 인플레이션 문제에 겸손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총재 등 ECB관리들이 미국과 유럽의 경제상황 사이의 연관성을 경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4월 “미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동일하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베렌버그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홀거 슈미딩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미국 인플레의 원인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나 유로존은 러시아 충격이 대체로 극복됐다”며 가능한 빨리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GIM 픽스드 인컴의 유럽 수석 경제학자인 캐서린 나이스는 "유럽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미국처럼 불확실하지 않다"며 미국과 달리 유로 지역의 월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율은 최근 2% 목표에 부합했다고 강조했다.
ING의 브르제스키는 “고용 시장이나 에너지 가격의 영향 등 미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정도는 다르지만 추세는 기본적으로 유사하다”며 무시하기에는 유로존의 리플레이션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