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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덕에 불티나게 팔렸는데…bhc 모델 교체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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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치킨이 이달 10년 장수 모델인 배우 전지현을 황정민으로 교체한 것은 비용 절감에 나선 치킨업계의 고민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인건비와 배달료, 원재료 값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졌지만 정부 압박과 소비자 반발에 가격 인상이 어려워지자 일단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행보인 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는 광고 모델을 비교적 자주 교체하는 편이지만 전지현은 bhc치킨의 장수 모델로 활동해 왔다. 전지현의 광고 효과와 주목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커서다. 전지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겨 먹는 인물로 출연해 중국에 치맥 열풍을 불러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bhc치킨이 전지현과의 전속모델 계약을 포기한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원재료 값 급등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수익성 악화를 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얘기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전지현, 손흥민 등 톱스타들 광고 개런티는 연간 기준 10억원 이상”이라며 “황정민의 경우 광고료로 톱클래스 배우나 유명인들의 60% 수준을 받는 것으로 안다. 광고비에서만 상당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몸값 비싼 광고 모델을 교체하거나 아예 모델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마케팅비를 줄이는가 하면 재료를 바꾸고 불필요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식으로 전방위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치킨업계는 최근 인건비나 배달료, 원재료 값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졌지만 정부 압박과 소비자 반발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 값을 올리기에 앞서 일단 비용을 감축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에 들어간 것이다.
톱스타 모델 줄줄이 교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최근 광고 모델을 대거 교체하고 있다. 톱 클래스 모델과의 전속계약이 만료되면 모델료는 그리 높지 않지만 성장성 있는 배우나 신인 가수 등을 기용하는 식이다. 푸라닭 치킨은 2020년에 발탁해 3년간 광고 모델을 맡아온 배우 정해인을 대신해 올해 신인배우 고윤정을 기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자담치킨은 배우 조정석에서 가수 권은비를 모델로 교체했다. 푸라닭 치킨과 자담치킨 모두 모델료를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BBQ는 아예 광고 모델을 없앴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2022년 7월 BBQ 브랜드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했으나 지난해 12월 계약 종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BBQ는 이후 새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있다. BBQ는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상황을 감안해 국내 톱스타를 쓰기보단 글로벌 무대에서 인지도 있는 모델을 쓰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BBQ는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자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반반씩 섞어 쓰고 있다. 당시 BBQ 측은 “정부 물가안정 대책에 호응하고 고객과 가맹점주의 가격 인상 부담을 덜기 위해 새 튀김기름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촌은 '유통과정 효율화'

교촌치킨은 아예 프랜차이즈 사업 전략을 일부 수정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물류 효율화 작업을 위해 가맹지역본부(지사)를 본사 직영 체제로 전환했다. 교촌치킨은 그간 본사가 공급업체로부터 원재료 등을 납품받으면 전국 주요 거점의 가맹지역본부를 거쳐 해당 지역 내 가맹점주들에게 전달해왔다.

본사가 지역의 지사와 계약하면 가맹점은 지사에서 원·부자재를 구매하는 식으로 사업 구조가 짜여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중수수료가 발생해 유통 비용이 늘어난다는 비판도 받았다. 가맹지역본부를 본사 직영 체제로 전환해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게 교촌에프앤비의 전략이다. 가맹점 운영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일부 매장에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하기도 했다.
소비자 눈치에 "가격 많이 못올려"
치킨 프랜차이즈의 이런 조처는 장기적으로는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기엔 소비자 저항이 커서다.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 압력도 만만찮다. 실제로 지난해 가격을 올린 교촌치킨은 소비자 반발에 부딪쳤다. 지난해 bhc와 BBQ가 가격을 동결하는 동안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린 교촌은 실적이 크게 꺾였다. 2014년부터 지켜오던 매출액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자리를 2022년 bhc에 내준 뒤 지난해엔 BBQ에도 밀렸다.


BBQ는 올해 제품 가격 인상을 올해 두 차례 미뤘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인상 시기를 늦춰달라는 정부 요청이 있긴 했지만, 외식업체가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가 시기를 두 차례 연기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치킨 가격에 개입을 많이 하는 데다 소비자 눈치에 쉽사리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며 "원부자재 가격,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 등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어느 때보다 많지만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업체들이 못 버티고 값을 올렸다가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보고 인상폭을 최소화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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