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서북 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군사활동이 자유롭게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대북 확성기 방송은 당장 재개하지 않고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해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한 총리는 첫머리 발언에서 “북한의 사실상 파기 선언에 의해 유명무실화한 9·19 군사합의가 우리 군 대비태세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했다”며 “그동안 제약받아 온 MDL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남북 간에 도출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상대를 향한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한 게 골자다.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이날 오후 3시부로 MDL, 서북 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군사활동 복원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9·19 군사합의문에 따르면 MDL로부터 5㎞ 내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이 금지돼 있다. 또 MDL 동·서부 지역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서 고정익 항공기의 공대지 유도무기 사격 등 훈련을 할 수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서해의 해병대를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절차 없이 정상적으로 훈련할 것”이라며 “해병대와 육군 전방지역 사격 및 연대급 이상 기동훈련 등을 각 군이 자체 기획해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개될 전망이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관련한 정부 내부 논의를 두고 “당연히 방침이 있고, 확성기 방송을 할 것”이라며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상당 부분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확성기는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우리 군의 심리전 수단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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