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당 최대 36시간인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시범 사업을 올 하반기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 당초 2026년 2월로 예정한 전면 시행 일정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는 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밝힐 계획이다. 한 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에 최대한 많은 전공의가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연속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올 하반기 전면 시행하겠다는 구상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현행 36시간인 전공의 연속 근무 상한을 24~30시간으로 줄이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42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정부는 시범 사업을 올 하반기 전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은 36시간(총수련 시간 주 80시간) 범위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2026년 2월 시행되는데 정부가 전공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시범 사업을 먼저 시작한 것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료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전공의 여러분이 돌아오면 예전과 다른 여건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연속 근무 시간 단축 시범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근로 시간 단축 논의를 본격화해 과중한 근무 시간을 확실히 줄이겠다”고 했다.
그간 전공의들은 과도한 근로 시간을 단축해달라고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공의 근무 시간은 2016년 주당 평균 92시간에서 2022년 주당 평균 77.7시간으로 감소했지만 연속 근무 시간은 다른 나라보다 긴 편이다.
미국은 전공의 근무 시간이 주 최대 80시간으로 동일하지만 연속 근무 시간을 최대 24시간으로 제한했다. 일본도 전체 근무 시간은 주 80시간 수준으로 규정하면서 연속 근무 시간을 28시간으로 묶어두고 있다.
허세민/박상용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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