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선 축하난 수령을 거절한 데 대해 "최소한의 공사 구분을 못하는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난을 버려야지, 왜 물을 주냐고 항의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썼다. 윤 대통령의 축하난에 물을 주는 모습을 공개하고 일부 비판이 일자, 반박한 것이다.
천 의원은 이어 "입장 바꿔서 윤 대통령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게 난을 보내고 싶어서 보냈겠나.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라면 이준석 의원, 조 대표 등 여러 야당 의원에게는 안 보냈을 것"이라며 "행정부의 수반이자 헌법기관인 대통령이 입법부의 구성원이자, 역시 헌법기관인 의원에게 '기관 대 기관'으로 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개인은 존중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직위는 존중해야 한다.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정치적으로 심판할 때는 하더라도 헌법기관에 대한 상호 존중은 있어야 한다"며 "난을 버리는 것은 최소한의 공사 구분을 못하고 헌법기관에 대한 상호존중을 저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의 축하난에 물을 주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통령님의 지지율도 쑥쑥 오르길 바란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고 야당과의 적극적인 협치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이 게시물에 친야(親野) 성향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뜨거운 물이냐", "당연히 술이겠죠?", "대통령에게 아부하나. 신중한 의정활동 부탁드린다", "국민들 염장지르나", "반납" 등 댓글을 달았다.
천 의원이 축하난에 물을 주는 사진을 공개한 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이 보내온 당선 축하난 수령을 거부하는 일종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원이·최민희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 축하난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반송할 것", "내어놓았으니 가져가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조 대표를 비롯한 많은 의원이 축하난 수령을 거부했다. 조 대표는 "역대 유례 없이 사익을 위하여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했다. 진보당 소속 윤종오·전종덕·정혜경 의원들도 축하난을 거부했다고 언론에 별도 공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축하난은 국회를 존중하고 협치를 펼쳐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데, 이번 일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의도 져버린 행태"라며 "대통령이 내민 손을 거부하고 협치를 걷어찬 행태는 두고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마구잡이로 들이받고, 싸우기만 하는 분노의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