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산업생산이 자동차 생산 증가 등에 힘입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매 판매와 설비 투자는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 주도로 생산은 회복되고 있지만 내수를 비롯한 실물경제 부문으로 온기가 확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산업활동 지표가 국내외 경기 변수에 따라 당분간 울퉁불퉁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3월에 2.3% 급락했지만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이 2.2% 늘었다. 광공업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2.8%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이 8.1% 늘면서 작년 1월(8.7%)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화학제품 생산도 6.4% 늘었다. 반면 반도체 생산은 4.4% 감소하면서 두 달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2.3% 증가한 수준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동월 대비로는 20% 이상 뛰었고 업황 자체가 좋은 편이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2% 줄었다.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가구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5.8% 감소한 영향이 컸다. 내구재 위주로 소비가 위축된 건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 여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 소비를 반영하는 서비스업 생산은 0.3% 증가했다. 투자 지표는 설비 부문이 소폭 줄었지만 건설 쪽이 큰 폭으로 늘었다. 설비 투자는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6.1%)과 토목(1.7%) 모두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엇갈렸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으나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전산업 생산이 주요 생산 부문의 전반적인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재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는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가 주춤하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서비스 소비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와 관련해 항상 긴장하고 있지만 점점 살아나고 있어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재화 소비가 얼마나 빨리 탄탄하게 증가할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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