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0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보도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를 소환 조사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씨는 2022년 9월 13일 최재영 목사에게 손목시계 카메라와 명품 선물을 마련해주고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아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선물하는 장면을 찍게 한 뒤, 이를 보도해 김 여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는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김 여사와의 7시간 분량 통화 내용을 MBC와 서울의소리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는 이씨와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달 대법원에서 1000만원 배상 판결이 확정됐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최 목사 앞에서 전화통화를 받았다. 금융위원 누구를 임명하라고 청탁 전화를 한 것"이라며 "청탁 전화만 없었으면 디올백 몰카 취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선물을 구매하고 한참 뒤 보도가 이뤄진 데 대해선 "최 목사가 (선물을 전달)받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래서 보도가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소리 변호인 측은 "함정취재는 윤리의 영역이고, 취재 대상이 된 취재 내용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하면 철저히 수사가 이뤄지면 되는 것"이라며 "함정취재란 이유만으로 그런 (여사 의혹 관련) 사실이 정당화되고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변호인 측은 "(추가 자료를) 오늘 다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 목사가 제기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청탁 의혹 관련 자료는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목사는 국립묘지 안장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 소속 과장이 국가보훈처 직원을 연결시켜주는 등 김 여사가 청탁을 일부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31일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 목사를 재소환할 계획이다. 최 목사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출국이 정지된 상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