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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달 11일 원유가격 첫 협상…'상승폭 2% 이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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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생산자와 유가공업계간 첫 협상이 다음 달 11일 시작된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전년 대비 4% 넘게 오른데 따른 조치다. 단 사료용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을 들어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원유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생산자 단체와 유가공업계가 협상하는 낙농진흥회 소위원회가 다음 달 11일 처음 열린다.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된 가격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원유가격 협상은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전년 대비 4% 이상 변동된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유 생산비는 ℓ당 959원에서 1003원으로 44원(4.6%)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가격 인상률은 최대 2.76%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생산비 증가분 가운데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해 원유 가격 인상 범위가 결정되는데, 올해의 경우 생산비 증가액(4.6%)의 0~60% 범위에서 인상률이 결정된다.

원유는 지난해 시행된 ‘원유 용도별 차등 가격제’에 따라 음용유와 가공유의 가격이 달리 적용되고 있다. 현재 원유 기본가격은 음용유가 ℓ당 1084원, 가공유가 ℓ당 887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음용유와 가공유 가격 협상이 각각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엔 우유 생산비가 전년보다 13.7% 상승하면서 음용유 원유 가격도 ℓ당 1084원으로 8.84% 인상됐다. 음용유 원유가격이 ℓ당 1000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원유가격이 치솟으면서 작년 우유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19.1) 이후 최대폭이다. 치즈(19.5%)와 발효유(12.5%), 아이스크림(10.8%)의 소비자물가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단 업계에선 올해 원유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곡물 가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곡물 가격지수는 111.2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154.7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28.1% 낮아졌다.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도 낮아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달 사료용 밀 수입 단가는 1톤당 273달러로 전년 동월(356달러) 대비 2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사료용 옥수수 수입 단가도 1톤당 334달러에서 258달러로 22.8% 떨어졌다.

젖소 농가의 수익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젖소 한 마리당 순수익은 173만1000원으로 전년(152만9000원) 대비 20만1000원(13.2%) 올랐다. 통계청은 “원유수취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유의 농가 판매가격지수(2020년=100)는 2022년 103.0에서 지난해 109.1로 5.9% 올랐다.

실제 원유가격 인상률은 2%를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고, 국산 우유의 대체품인 수입산 멸균우유 수입도 크게 늘었다"며 "생산자 측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요구하진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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