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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금 14억원 메이저급 대회…올해 '행운의 언덕' 여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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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 ‘행운의 언덕’에서 골프 여왕을 가리는 대회가 열린다. 다음달 20일부터 나흘간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무대다. 올해는 총상금을 14억원으로 키우며 메이저급 대회로 거듭났다. 올 시즌 KLPGA투어 30개 대회 가운데 네 번째로 상금 규모가 크다.

이 대회는 수도권 갤러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 중 하나다. 2019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약 35분 거리인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포천힐스CC는 구리~포천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주요 지역에서 출발해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2019년엔 대회 기간에 약 2만 명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았고, 지난해에도 3만여 명이 포천힐스CC를 찾아 명품 플레이를 즐겼다.

갤러리들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짜릿한 ‘콘텐츠’에 있다. 이 대회는 KLPGA투어의 대표적인 ‘스타 등용문’이다. 우선 역대 우승자의 면면이 화려하다. 초대 챔피언인 장하나(32)를 비롯해 오지현(28) 최혜진(25) 임진희(26) 박민지(26) 등이 역대 우승자다.

임진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배출한 대표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2021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KLPGA투어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시즌 종료 후 업계에서 러브콜이 이어졌고 신생 골프단 안강건설의 에이스로 입단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임진희는 지난해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둬 ‘다승왕’에 오른 뒤 올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명승부도 많았다. 지난 아홉 번의 대회 중 일곱 번이 역전승이었다. 첫 대회인 2015년부터 반전 스토리가 펼쳐졌다. 미국에서 뛰던 장하나가 자신의 후원사가 만든 대회에 참가하려 귀국했고, 그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4타 차 열세를 이겨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극적인 연장 승부도 많았다. 2022년 대회에서는 시즌 2승을 달리던 박민지가 최종일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갔다. 4타 차이까지 달아나면서 그대로 승부가 결정되는 듯했는데 박지영(27)이 따라붙었다. 경기 중반 박민지가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고 격차를 좁히더니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박민지는 세 번째 샷 어프로치가 다소 짧았지만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지영은 버디퍼트에서 공이 홀을 스쳐 가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지영은 승부를 더 짜릿하게 만들며 이 대회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역전극도 많았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우승컵을 거머쥔 ‘포천힐스의 여왕’ 박민지가 거둔 두 번의 우승이 모두 역전승이었다.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 지난해 대회 첫날, 선두와 5타 차 공동 25위로 아쉬운 시작을 알린 그는 2라운드에서 단숨에 6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가담했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이며 2연패에 성공했다. 박민지의 가장 큰 무기는 칩인 버디였다. 2라운드에서 두 번의 칩인버디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리슈잉(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던 4번홀(파3)에서 핀까지 8.6야드 거리의 프린지에서 칩샷으로 공을 홀에 집어넣었다. “(칩인버디는) 무조건 넣을 거라는 마음으로 시도한 결과” “대회에서는 죽기 살기로 친다.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것이 박민지다운 플레이” 등 우승 뒤 박민지가 남긴 말은 대회가 끝난 뒤 회자됐다. 박민지는 올해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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