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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꽃 사면 30만원…장례식장 리베이트 두고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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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톱3‘ 상조업체인 보람상조와 장례지도사들이 ‘영업사례비’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장례지도사들은 낮은 임금을 메꿨던 ‘영업사례금’를 수당으로 공식화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보람상조는 “업무에 따른 수당은 이미 지급 중”이라고 맞서는 중이다. 영업사례금은 장례지도사들이 장례를 치르는 상주에게 제단 장식, 꽃 등을 판매한 대금 일부를 받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30일 장례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 서비스총연맹 소속 보람상조지회와 보람상조는 최근까지 단체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회사가 사실상 장례지도사들의 임금과도 같은 영업사례금(사례금)을 모두 납입하라고 요구했다”며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보람상조는 5000명가량의 장례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국내 3위 상조 기업이다. 작년 연결기준 가입 고객이 납부한 선수금이 1조 4700억원에 달한다.

노조는 2020년 보람그룹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해 만든 ‘보람상조리더스’ 소속 10명의 장례지도사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 보람그룹은 리더스를 포함, 보람상조개발 등 7개의 장례업 관련 계열사를 둬 회원들의 장례 진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의 파업은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 업계에 해묵은 관행인 '영업사례금'을 단체협상해 수당으로 공식화하려는 첫 시도이기 때문이다.
'관행 정상화' vs '불법은 불법'
쟁점은 영업사례금(사례금)을 사실상의 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다. 사례금은 장례 현장에서 필요한 제단 장식, 꽃과 같은 용품들을 알선하는 대가다. 상주가 100만원 상당의 꽃을 구매하면 70만원을 꽃집에 결제한 후 남은 30만원을 지도사가 가져가는 식이다. 한 달에 총 5~6번의 장례 행사를 진행하면 장례지도사들은 100만원이 넘는 ‘추가 수당’을 벌 수 있다.

장례지도사들은 “적은 임금이라도 보충하려면 사례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이러한 장례지도사들의 사례금 수급은 모두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사례금 수령은 업계 전체의 관행이 아니고 재향군인회상조회에서 고용 승계된 장례지도사들이 자신들의 일탈행위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라지기 어려운 '30년 관행'
장례업계 관계자들은 장례식장 운영사와 장례지도사 사이에 오가는 사례금은 30년 가까이 장례업계에서 지속되온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수도권의 극소수 대형 장례식장을 제외하면 장례식장이 꽃, 제단 장식 등 물품 알선의 대가로 장례지도사에게 사례금를 건네는 게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관행이 만들어지기 전엔 상조회사와 계약한 꽃 업체와 장례식장에서 영업하는 꽃 업체들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장례지도사들이 상을 당해 경황없는 상주를 대신해 업체 간 ‘교통정리’를 하며 그 대가를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부 상조회사들은 소속 장례지도사들의 사례금 수령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기본급과 수당을 높이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굳은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광기 보람상조노조 지회장은 “사례비로 장례지도사들의 수입을 보전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한 요구”라고 했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사례금이 사실상의 임금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장례마다 별도로 장례지도사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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