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7일 17:2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모 회사채 시장 데뷔전에 나선 한화시스템이 수요예측에서 1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반면 건설채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컸던 GS건설은 회사채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업종별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2년물 700억원 3년물 8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에 6600억원, 3년물에 8800억원이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25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할 전망이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화시스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공모채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탄탄한 실적을 갖춘 게 공모채 시장에 뛰어든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화시스템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8.1% 증가했다. 매출은 5444억원으로 23.9% 늘었다.
‘K방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관사 측은 “현재 폴란드에 수출 중인 K2, K9에 한화시스템의 통합전장시스템 장비가 탑재되는 등 수출 호조세가 돋보인다”며 “추후 사우디와 다기능레이더 M-SAM 수출 계약 체결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GS건설은 이날 열린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발행사와 주관사 측은 추가 청약 등을 통해 조달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GS건설 회사채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 때문에 GS건설은 투심을 자극하기 위해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월 이표채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시장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구상이다. 회사채 공모 희망 금리도 높게 책정했다. GS건설의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매긴 금리 평균) 대비 최대 100bp(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공모 희망 금리를 제시했다. 하지만 건설채 인기가 높지 않은 데다 GS건설 신용등급 하락 후폭풍 등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한 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