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7일 14: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이 임박하면서 국내 중소형 웹툰 관련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웹툰이 하나의 정식 섹터로 인정받고, 관련 시장이 성장하면 네이버웹툰과 같은 대형 플랫폼에 작품을 공급하는 제작사와 특정 장르에 특화된 소규모 플랫폼 등도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웹툰 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최근 주가가 부진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의 대체재로 웹툰 관련 종목이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웹툰 섹터 형성 본격화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나스닥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기업 브레이즈의 나스닥 상장을 주도한 이사벨 윙클스 브레이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합류했다. '라인야후 사태'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연내 네이버웹툰의 상장 작업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시장에선 네이버웹툰 상장을 계기로 조선, 철강, 반도체처럼 웹툰이라는 새로운 섹터가 형성되고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예상 기업가치는 30~40억달러(4조~5조원)으로 거론된다. CJ E&M 시총(약 2조원)에 두 배가 넘는 '웹툰 대장주'가 나오는 셈이다.
본격적인 웹툰 섹터 형성은 국내 중소형 웹툰 관련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섹터가 형성되면 대장주뿐 아니라 관련 기업들도 동시에 시장의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면 네이버웹툰에 작품을 공급하는 웹툰 제작사들에도 과실이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웹툰 관련 종목들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 엔터 관련 종목의 대체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웹툰산업과 엔터산업은 공통점이 많다. 제작사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하나의 IP를 활용해 여러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웹툰산업이 향후 대중적으로 자리 잡으면 수익성 측면에서 엔터산업보다 더 뛰어나다는 의견도 있다. 웹툰은 제작비가 아이돌그룹을 키워내는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디앤씨미디어·수성웹툰 호실적
디앤씨미디어는 웹툰 관련 국내 대표 상장기업으로 꼽힌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 디앤씨미디어가 IP를 보유한 대표 작품이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넷마블이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해 제작한 모바일 게임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흥행 IP를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는 디앤씨미디어는 올 1분기 199억원의 매출과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9억원) 대비 세 배 가량 급증했다. 와이랩은 소속 작가를 두고 웹툰 작품을 제작해 네이버웹툰 등 플랫폼에 공급하는 스튜디오사다. 디앤씨미디어는 주로 외부 작가와 계약을 맺고 웹툰을 공급받지만 와이랩은 작가를 직접 고용한다. 작가를 양성하는 교육 기관을 운영하는 동시에 흥행한 웹툰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사업도 한다. 웹툰 산업의 밸류체인을 수직 계열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7월 성장성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와이랩은 아직까지 흑자 전환을 이뤄내진 못했다.
수성웹툰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넘보기 어려운 성인 웹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물류 장비업체였던 수성웹툰은 지난해 8월 성인 웹툰 플랫폼 기업 투믹스 지분 41%를 인수한 뒤 사명을 수성샐바시온에서 수성웹툰으로 바꾸고 웹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투믹스는 올 1분기 매출 138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