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대형 쇼핑몰에 공격을 가해 최소 14명이 숨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오후 4시께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활공 유도 폭탄 2발이 주택가의 건자재·인테리어 마트에 떨어져 43명이 다쳤다. 하르키우시에 따르면 공격 당시 건물 내부와 주변엔 120명 이상의 민간인이 있었고, 16명은 실종된 상태다.
폭탄이 터지며 굉음과 함께 불기둥이 솟아올랐고, 화재가 발생했다. 연면적 1만3000㎡ 건물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 10시간 이상 걸렸다. 이날 이곳 외에도 하르키우시의 주거용 건물과 상가 등에도 폭탄이 떨어져 25명 이상의 주민이 부상당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명백히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라며 “러시아인의 광기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3일에도 러시아가 하르키우의 인쇄공장을 공격해 7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폐허가 된 인쇄공장을 찾아 다음달 스위스에서 종전 방안 논의를 위해 열리는 평화회의에 미·중 정상이 참석해줄 것을 촉구하는 연설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다만 평화회의에 분쟁 당사자인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는다. 중국 역시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점령지에 대한 영구적인 지배를 주장하며 “평화 협상은 재개돼야 하지만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봄철 대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곳에서 병력을 집결시키며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