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희망 상임위원회 신청을 받은 지 16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원장 후보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추미애 후보가 낙선하자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를 상임위원장에 전진 배치하기 위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민주당은 지난 22일 열린 ‘국회 당선인 워크숍’ 전에 18개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직 최종 후보군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워크숍 자리에서 상임위별 토론을 준비하다가 무작위로 조를 구성해 토의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며 “민주당이 사전에 (상임위 배정을) 이루는 것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워크숍에서 상임위별 토론 대신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당원권 강화’를 주제로 토의했다.
당선인 워크숍에서 상임위 분임 토의를 하는 것은 여야를 불문한 관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민주당의 일정 변경이 ‘친명 중심 리더십’이 흔들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과 간사 후보를 강성 친명계로 다시 추리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추 당선인과 4선의 박범계 의원(4선) 등이 다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설명이다.
원 구성 협상도 지체되고 있다. 당초 여야 원내지도부는 25일 만나 원 구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회동도 연기됐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중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포함해 11개를 반드시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연금개혁이 21대 국회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협상이 더 지연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직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의장단 선출을 마무리 짓고 이로부터 3일 안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쳐야 한다.
이에 임기 시작 47일 만에 개원한 21대 국회의 ‘늑장 개원’ 사태가 22대 국회에서도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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