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할 획기적 방안을 주문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는 8월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 중 성장성이 가장 높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패키징(실리콘 웨이퍼를 잘라서 포장하고 성능을 시험하는 후공정) 분야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투자 및 융자 등 금융지원 대책을 담는다는 게 산업부의 구상이다.
2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부는 AI 반도체와 패키징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 대책을 8월 발표할 계획이다.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와 정보를 계산하고 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상품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의 대표 상품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AI 반도체 등이다.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620조원으로 메모리 반도체(179조원)보다 3~4배 컸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세계 1위지만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8년째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작년 3월 산업부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을 발표하고 2042년까지 총 300조원을 투입해 경기 용인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8월 내놓는 대책에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성장성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AI 반도체와 패키징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담는다는 게 산업부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반도체에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와 차별화한 인력과 개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시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500억~1500억원의 거금이 필요한 만큼 자금조달, 투자유치 등 금융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3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지원 펀드를 1조1000억원 규모 생태계펀드로 확대 개편하고 지원액과 대상도 늘릴 계획이다.
산업부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하고 전문인력을 늘리는 지원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용인의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와 기흥 화성 평택 등 인근 지역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판교의 팹리스 밸리를 연결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도 조성한다. 2032년까지 전문인력 15만 명을 양성하고, 2035년까지 매출 1조원 규모의 유망 팹리스 10곳을 배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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