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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도 안 보이는 빌딩 한켠·지하에…먼지만 날리는 서울 도시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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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민간 사업자에게 기부채납을 받아 전시관으로 운영 중인 공공시설 활용 방안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용산사고 추모공간이 있는 ‘용산도시기억전시관’,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지은 종로구 ‘공평유적도시전시관’ 등에 시민 발길이 뜸해 공간을 보다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2일 방문한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은 고요했다. 평일인 걸 감안해도 오후 1~2시 방문객은 두 명 남짓이었다.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에 따르면 지난해 총 90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월평균 방문객은 약 700명으로 하루 25명 안팎이다. 2021년 개관한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은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단지 공공동 안에 조성된 2층짜리(550㎡) 시설로, 지리적 이점을 고려하면 찾는 이는 적은 편이다.

전시관 1층에는 조선시대, 6·25전쟁 전후, 미군 기지가 있던 시절 도시 변천사를 전시해놓은 ‘기억의 방’이 있다. 2층에는 서가와 시민 참여 공간으로 구성된 ‘용산 도시 아카이브’가 있다.

하지만 전시관의 근본적인 설립 취지는 홍보가 아니었다. 서울시가 이 땅을 전시관으로 운영하기로 한 건 2009년 용산사고를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용산사고는 2009년 1월 20일 국제빌딩 주변 용산4구역 도시 환경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던 때 건물에서 농성하던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현재 전시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7년 용산사고 8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용산4구역에 전시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한 결과물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 26층짜리 ‘센트로폴리스’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3818㎡)도 시가 기부채납을 받아 조성한 또 다른 전시관이다. 재개발 사업 과정 중 16~17세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유적이 발견돼 이를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전시관 관계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보존 조치가 내려와 조성하게 된 시설”이라고 해명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명확한 기획 의도를 갖고 지은 박물관과 달리 어쩔 수 없이 건립한 기념관은 아이템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기부채납 시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보다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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