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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 아마존이 엔비디아의 기존 반도체 제품 주문 중단을 검토한다. 연말 출시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해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엔비디아의 최신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주문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AWS는 작년 8월 출시된 그레이스 호퍼를 사용하려던 계획을 오는 12월 출시되는 ‘그레이스 블랙웰’로 완전히 전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3월 AI 기반의 차세대 프로세서 블랙웰 모델을 공개했다. 호퍼 모델을 공개한지 불과 1년 만이었다. FT에 따르면 AWS 관계자는 “그레이스 호퍼와 그레이스 블랙웰 사이의 기간이 짧았다”며 “이 같은 조치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레이스 블랙웰이 오는 12월에 출시된다는 점에서 아마존이 향후 반 년 이상 엔비디아 반도체 주문을 안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가 확대되며 다른 AI 반도체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게 대표적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는 약 400만명의 이용자를 바탕으로 AI칩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결국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단순 AI칩 개발에 그치지 않고 AI 앱 개발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며 AI 반도체 수요도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엔비디아의 마지막 세대 칩 공급이 더 쉽게 확보되더라도 그 사이에는 새로운 클라우드, 기업 및 국영 고객이 사용 가능한 모든 호퍼 공급을 가져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