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의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소비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1년 뒤 물가 상승률 기대치 중앙값은 3.26%(연율)로 전월보다 0.2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3.36% 이후 최고치다.
세부 항목별로는 7개월 연속 3.0%를 유지하던 주택 가격 상승 기대치가 3.3%로 뛰었다. 2022년 7월 이래 가장 높다. 대학 교육비 상승 기대치가 전월보다 2.5%포인트 오른 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의료서비스와 식료품은 각각 0.6%포인트, 0.2%포인트 오른 8.7%, 5.3%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주택 임대료와 휘발유 물가도 각각 0.4%포인트, 0.3% 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전까지 꺾이다가 올 초부터 다시 오르는 미국 물가가 소비자 심리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022년 9.1%까지 올랐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대비)은 지난 1월 3.1%까지 떨어진 뒤 2월 3.2%, 3월 3.5%로 다시 올랐다.
지난 10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5월 소비자들이 예상한 내년 물가 상승률은 3.5%로 반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월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5월 소비자 심리지수(예비치)는 77.2에서 67.4로 하락하며 고물가로 열악해진 지갑 사정이 드러났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긍정적,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필립 제퍼슨 미 중앙은행(Fed) 부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이라는 추가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정책금리를 긴축적으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뜨거운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온 후 기존 시각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