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9일 임윤주 전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안건을 단독 의결했다. 임 전 실장이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의 비위 의혹을 감사원에 제보한 것과 관련해서다. 지난달 민주유공자법 등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등 야당이 독주하는 가운데 정무위에 계류된 경제·금융 법안들은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사라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전부터 임 전 실장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국회에서 허위 답변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전 전 위원장은 공수처에 임 전 실장에 대해 정식 수사를 요청했고, 공수처는 지난 1일 정무위에 임 전 실장을 고발해달라는 내용의 수사 협조 요청서를 보냈다.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관련 수사는 국회의 고발이 있어야 착수가 가능하다.
여당 의원들은 즉각 규탄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공수처가 요청한 고발 건은 국민의힘과의 협의 없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단독 의결한 안건”이라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상임위 강행도 문제지만 공수처의 고발 요청에 숙고나 법적 검토 없이 응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동안 정무위에 계류된 주요 경제·금융 법안의 처리는 사실상 중단됐다. 오는 8월 3일 일몰되는 예금보험료율 한도 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예금자보호법이 대표적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회사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금융 피해 시 인당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예금 보험료 수입이 연간 7000억원가량 줄어든다. 이외에 정부가 주도해온 공매도 개선 방안(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카드·캐피털사 직원 비리를 금융당국이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담은 법률(여신전문금융업법) 등도 폐기될 전망이다. 강민국 정무위 여당 간사는 “국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아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경제 법안이 많다”면서도 “야당이 입법 독주를 이어가는 현 상황에선 대부분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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