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저궤도에 위성 2만6000여 개를 띄워 글로벌 통신·항법 시장을 동시에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2029년까지 위성 1300개를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를 먼저 가동했다. 지난 1월 첫 상업용 발사대를 완공한 데 이어 두 번째 발사대 건설도 이달 마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00% 출자해 세운 우주 기업인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NG)은 올해 첫 저궤도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저궤도 위성 1만3000개를 활용해 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궈왕’ 프로젝트를 202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위성의 운용을 담당하는 게 CSNG다.
지방 정부도 저궤도 위성 사업을 가동하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해 7월 ‘G60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시 정부 소유 기업인 상하이원신위성과기가 저궤도 위성 1만2000개를 쏘는 사업이다. 연간 300개 생산이 가능한 시설에서 지난해 12월 첫 위성 조립을 마쳤다. 민간 기업인 은하항천기술도 저궤도 위성 1000개를 쏘기 위한 독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이 주목하는 위성 운용 영역은 150~300㎞의 초저궤도다. 스타링크의 운용 고도인 550㎞보다 낮다. 고도가 낮아지면 위성 하나가 맡을 수 있는 면적이 좁아지지만 통신 품질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맞서 스타링크도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350㎞ 고도에서 위성을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통신업계에선 중국이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활용하면 독자 위성항법시스템(GNSS)인 ‘베이더우’의 정확도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저궤도 위성이 GNSS의 신호 오차를 보정하는 데 쓰일 수 있어서다. 중국은 지난해 5월 기준 베이더우 위성 56개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GNSS인 GPS 위성 수(31개)의 두 배에 가깝다. 신호 관측용 지상계측소는 베이더우(120개)가 미국 GPS(11개)의 열 배에 달한다.
자체 저궤도 위성을 운용하는 모빌리티 업체도 나왔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지리그룹은 지난 2월 중국 쓰촨성에 있는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저궤도 위성 11개를 쏘아 올렸다. 2022년 9기 발사에 이어 두 번째 발사다. 이 업체는 자체 위성을 내년까지 72개, 최종적으론 240개 운용하는 게 목표다. 저궤도 위성이 제공하는 고정밀 지도와 결합해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위성과 지상 통신망을 연계한 차세대 이동통신을 놓고서도 중국 기업들의 기술 공세가 매섭다. 중국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6G) 이동통신 시험을 위한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 위성을 연계하면 지상 기지국의 음영 지역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 화웨이는 같은 달 공개한 이 회사 첫 폴더블 스마트폰 ‘포켓2’에 위성 통신 기능을 적용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인 ‘14 울트라’도 위성통신을 지원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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