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패션 플랫폼 쉬인의 최고경영자(CEO)인 도널드 탕 회장이 “개성을 표현할 자유, 공정 경쟁, 법치주의 등 쉬인이 지지하는 이 모든 것들이 미국의 정신적 기준이며, 그런 면에서 쉬인은 미국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탕 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쉬인의이 어느 나라의 기업이냐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탕 회장은 “미국과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끔찍한 시기를 겪고 있다”며 “오늘날 사회에서 정체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쉬인은 중국의 검색엔진 회사에서 일하던 쉬양톈이 2008년 설립한 회사다. 처음엔 웨딩드레스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인기를 얻으며 여성복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최신 패션 트렌드를 적용한 옷을 저가에 판매하며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지난해 순이익만 20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급속도로 사세를 확장하자 틱톡과 테무와 함께 미국 정치인들이 경계하는 기업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탕 회장은 “쉬인은 중국에서 태어났고, 상당량의 공급망이 중국에 있다”면서도 “쉬인의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며 인사 재무 전략 담당 부서도 모두 싱가포르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며 창고 마케팅 등도 미국에 있다”고 덧붙였다.
쉬인은 지난해 중국 난징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다. 홈페이지에서 ‘중국’이라는 문구도 없앴다. 미국의 중국 제재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탕 회장은 쉬인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니클로나 자라와 같은 패스트 패션과는 구분되는 ‘온 디맨트 패션’이라고 주장했다. 패스트 패션은 대량 생산 모델을 도입하지만 쉬인은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소량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탕 회장은 “쉬인은 수요와 공급 사이에서 가능한 한 정확한 생산량을 맞추려고 노력한다”며 “원자재 낭비 요소를 모두 없애고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