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얼굴에 별 모양 스티커를 붙인 사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블랙핑크의 로제가 직접 애용하는 아이템으로 소개하는가 하면, 유명 팝 가수 저스틴 비버와 아내 모델 헤일리 비버가 얼굴에 스티커를 붙인 채 셀카를 찍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스티커는 다름 아닌 여드름 패치다. 미국 스타페이스(starface) 사의 제품으로, 가격은 32매에 12.99달러(약 1만7711원)다. 스티커의 원료인 '하이드로콜로이드'가 피부의 진물을 흡수해 상처를 가라앉힌다.
하이드로콜로이드 소재는 피부에서 나오는 삼출물을 흡수하고 습윤 환경을 유지시켜 흉터 발생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상처 부위에 이 소재를 붙여 외부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면서 상처의 치유를 돕는 것이다.
기존에는 여드름을 가리기 위한 패치로 투명한 소재의 제품만 존재했다. '티 나지 않게' 피부 트러블을 가릴수록 좋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선 한때 최대한 피부에 스티커를 붙인 티가 나지 않게끔 스티커 테두리의 두께가 중앙부보다 얇은 여드름 패치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미국 기업의 '발상의 전환'으로 여드름 패치가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하자, 여드름 패치 시장이 전반적으로 '붐'을 맞이한 모양새다.
별 모양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 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상품이 출시하는가 하면, 여드름 패치 안쪽을 미세한 바늘 모양으로 설계해 상처 치유 효과를 극대화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품도 인기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모기 침만큼 가는 바늘을 피부에 침투시켜 피부 진정을 돕는 성분을 효율적으로 트러블 부위에 도달하게 하는 제품이다.
여드름 패치 시장 성장세 속에서 한국 기업의 약진도 돋보인다. 국내 소재 기업 '티앤엘'은 2018년 미국 화장품 기업 '히어로 코스메틱스(Hero Cosmetics)'를 통해 미국 시장에 여드름 패치를 처음 출시했다. 미국 진출 이후 수출 비중은 2018년 25.1%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73.5%까지 상승했다. 이 기업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여드름 패치 '마이티 패치(Mighty Patch)'는 미국에서만 지난해 기준으로 약 700억원의 매출을 내는 효자 상품이다.
국내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조 기업 '라파스'도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자사 일반의약품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실사 통과 후 북미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여드름 패치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5년도 채 안 됐다"며 "얼굴에 난 트러블을 가리는 용도의 여드름 패치가 얼굴을 꾸미는 용도로 사용되며 인기몰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도 별 모양 여드름 패치가 최근 들어 인기다"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기관 이그젝티튜드컨설턴시에 따르면 여드름 패치의 주원료인 하이드로콜로이드 소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6.1%씩 성장할 전망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미국과 유럽의 트러블 패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