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통상 할리우드 작품들이 재미를 보는 때다. 그러나 영화 '범죄도시4'가 극장가를 독식하면서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신작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월 30일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는 누적 관객 수 438만 명, 매출액 점유율 93.7%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개봉일에만 82만 명이 봤고, 지난 주말에도 하루에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들었다. 말 그대로 '독주'다.
'범죄도시4' 개봉 전 박스오피스 1위는 '쿵푸팬더4'였다. 이 영화는 매출액 점유율 1.6%(30일 기준)가량으로 급감했고, '범죄도시4'와 같은 날 개봉한 젠데이아 주연의 '챌린저스'도 입소문이 난 것에 비해 힘을 쓰지 못했다. 일 관객 수 4000명 수준에 매출액 점유율도 1%를 겨우 넘겼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개봉된 작품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범죄도시'가 이달 개봉 전략을 세우면서 할리우드 영화들의 쓴맛을 볼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 작품들은 주연 배우들이 홍보에 나서며 한국 극장 공략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1일 개봉한 영화 '스턴트맨'의 주연 배우 라이언 고슬링과 에밀리 블런트는 tvN '놀라운 토요일'에 깜짝 등장해 영화를 소개했다.
북미에서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거론된 '스턴트맨'은 사람도 구하고, 영화도 구하고, X도 구하려다 X된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의 코미디, 액션, 로맨스 장르로 라이언 고슬링과 에밀리 블런트가 헤어진 연인을 연기했다.
앞서 진행된 외화 유료 시사회에는 역대 최다 규모인 3만 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관객들은 '스턴트맨'에 대해 "도파민이 폭발하는 팝콘 무비"라는 평가하기도 했다. IMAX, 돌비 시네마, 4DX, ScreenX와 같은 특수 상영관 상영을 확정해 관객들에게 장르적 재미, 실감 나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5월 8일 개봉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생생한 비주얼 구현의 주역 W?t? FX 제작진 3인이 내한해 국내 언론과 만남을 가졌다.
이 영화는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명작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완성도 높은 유인원들의 모습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제작진 김승석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와 순세률 모션 캡처 트래커가 1일 JTBC 영화 프로그램 '방구석 1열'에 출연한다. 두 명의 한국인 제작진이 주요 작업했던 캐릭터 ‘라카’에 대한 내용도 소개하며 예비 관객들이 궁금해할 모든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매드맥스'의 새로운 시리즈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감독 조지 밀러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스페셜 GV에 참여하기도 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며 "이 영화는 제가 유일하게 편집한 것인데 봉준호 감독에게 배운 것"이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말할 필요 없는 압도적인 흥분감이 있는 작품"이라며 "감독과 함께 이런 장면을 본다는 건 그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흥분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매드맥스'의 광팬이라고 밝히며 "'매드맥스2'의 멈추지 않는 질주와 속도감, 액션에 완전히 반했기 때문에 '설국열차' 찍을 때도 그 느낌을 많이 생각했다"며 "이 같은 폭주의 에너지를 조지 밀러 감독만큼 잘 표현하시는 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영화계 내부에선 할리우드 신작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했다. 이 작품들이 '범죄도시4'와 별반 다르지 않은 '팝콘 무비'라는 이유에서다. 15세 관람가인 '범죄도시4'가 가정의 달인 5월 황금연휴에도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스턴트맨', '혹성탈출', '퓨리오사'가 예상한 만큼의 관객을 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생충'과 '알라딘'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지만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언급하며 "평가가 좋고 스케일 큰 작품들이라 특별관에서 관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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