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4900원만 내면 2년간 멤버십을 유지해주고 연회비의 최대 3배를 돌려준다는 파격 안을 내놨다. 기존 대비 연회비는 84% 낮추고 가입 기간은 두 배로 늘렸다. 타깃은 최근 멤버십 비용을 큰 폭으로 올린 쿠팡에서 이탈하는 소비자다. 비슷한 움직임이 쿠팡을 제외한 e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며 멤버십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G마켓은 다음 달 2일부터 6월3일 사이 가입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4900원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기존 연회비(3만원)보다 84% 저렴하다. 추가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1만원을 적립해주고, 연회비를 G마켓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스마일카드’로 결제하면 4900원을 추가 적립해준다. 연회비의 최대 3배를 돌려주는 것이다.
멤버십 가입 기간도 무료로 1년 연장해준다. 해당 기간 4900원을 내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가입하면 그다음 1년은 연회비가 면제된다. 해당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마트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다른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G마켓은 다음 달 할인전 ‘빅스마일데이’ 때 회원 전용 특가 상품 판매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안은 ‘탈(脫)쿠팡족’을 정조준했다. 쿠팡은 지난 13일부터 유료 멤버십 ‘와우’ 요금을 월 7890원으로 58% 올렸다. 쿠팡의 멤버십 비용은 월회비로 인상된 비용을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9만4680원에 달한다. 쿠팡 와우의 경우 쇼핑 혜택 외에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배달 앱 혜택도 주어진다는 차이가 있지만 급격한 인상에 멤버십 해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노렸다.
G마켓뿐만이 아니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3개월 무료 체험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멤버십에 가입한 적이 없거나 6개월 내 가입 이력이 없는 소비자가 대상이다. 여기에 수도권 지역에서 오전 11시까지 ‘네이버도착보장’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컬리는 한 달간 ‘컬리멤버스’에 처음 가입하는 회원에게 3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유통업계에선 한동안 유료 멤버십 인하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유료 멤버십은 소비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가두는 록인(lock 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유료회원일수록 1인당 구매 단가도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유료 회원이 내는 회비는 유통업체 입장에선 비용을 수반하지 않는 매출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계가 1400만명에 달하는 쿠팡의 유료회원을 최대한 끌어오기 위해 경쟁적으로 혜택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혜택의 지속 가능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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