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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中 사드보복 상징 '롯데월드 선양'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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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중국 ‘롯데월드 선양’을 매각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2016년 말 건설을 중단한 지 7년여 만이다. 롯데월드 선양은 롯데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처럼 백화점, 호텔, 테마파크, 극장과 오피스, 주거시설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단지로 조성하려던 대규모 프로젝트다. 사업 중단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보복의 대표 사례로 꼽힐 만큼 상징성이 컸다.


롯데쇼핑 등 롯데 계열사들이 출자한 롯데글로리프로퍼티스 선양은 작년 12월 중국 선양시 황구구 자회사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계약액은 두 회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선 약 4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받아야 할 매각대금 일부가 남아 계약이 완전히 이행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리프로퍼티스 선양은 애초 약 3조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연면적 145만㎡ 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2014년 백화점, 극장 등을 먼저 완공한 뒤 2016년 말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가 경북 성주 골프장 롯데스카이힐을 정부에 사드 부지로 제공하자 중국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선 탓이다. 롯데는 중국에서 롯데월드 선양뿐 아니라 유통, 식품 사업을 대규모로 펼치고 있었다. 롯데마트와 슈퍼 매장은 112곳에 달했고, 백화점도 5곳 운영했다. 롯데컬처웍스가 12개 극장을, 롯데홈쇼핑은 5개 지역 TV홈쇼핑 사업을 벌였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등은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

사드 보복이 극심해지면서 대부분의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해야 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수시로 매장 문을 닫게 했고, 중국 소비자들은 롯데 불매운동에 나섰다. 중간도매상들은 롯데마트 납품을 거부했다. 롯데의 중국 내 누적 투자액은 약 1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한 채 사업을 접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월드 선양 매각으로 롯데의 중국 내 주요 사업장은 청두 한 곳밖에 남지 않았다. 청두는 롯데월드 선양에 비해 규모는 3분의 1 수준이지만 대형마트, 극장, 쇼핑몰 등을 복합 개발하는 비슷한 성격의 프로젝트다. 롯데는 아파트 1400여 가구 분양과 백화점 개점 후 나머지 공사는 중단한 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 철수한 롯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재편 중이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에서 48곳, 베트남에서 16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복합몰인 롯데쇼핑 에비뉴를 개점한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매장을 4개로 늘렸다.

롯데월드 선양과 비슷한 복합단지도 선보였다. 작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연면적 35만4000㎡ 규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열었다.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이 결합한 ‘베트남판 롯데타운’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 사업을 ‘해외 진출의 모범’으로 꼽기도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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