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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단위는 사실 '온스'가 아닙니다 [더 머니이스트-조재영의 투자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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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등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확대되자,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값이 연일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19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2413.80달러로 고점을 찍었습니다. 작년 연말 금 가격이 2071.80달러였으니 올해 들어서만 16.5%나 급등한 겁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금투자에 연일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2400달러까지 상승했다는 등의 금 관련 기사에서 말하는 금 가격은 그 단위가 무엇일까요? 대부분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먼저 떠오르는 금 거래단위는 ‘온스(Ounce)’일 겁니다. 사실 신문기사들을 찾아보면 대부분 금 거래단위를 ‘온스(Ounce)’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표현입니다. 금(金)은 ‘온스(Ounce)’가 아닌 ‘트로이온스(Troy Ounce)’라는 단위로 가격을 매기고 거래를 합니다.

우선 우리에게 익숙한 ‘온스(Ounce)’라는 단위는 1파운드의 16분의1을 뜻합니다. 원래 중세 유럽에서 1파운드는 7000그레인(곡식알갱이)로 정의됐던 단위였는데, 1온스를 현재의 그램(g)으로 표현하면 28.349523125g입니다. 지금도 스타벅스 매장의 컵사이즈들은 온스를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스몰(Small) 사이즈는 8온스, 톨(Tall) 사이즈는 12온스, 그란데(Grande) 사이즈는 16온스, 벤티(Venti) 사이즈는 20온스처럼 4온스씩 사이즈가 늘어납니다. 온스는 액체류, 곡식류, 채소류 등 주로 식료품의 무게를 잴 때에 서양에서는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 단위입니다.

그럼 ‘트로이온스(Troy Ounce)’는 온스와 다른 단위일까요? 네, 완전히 다른 단위입니다. ‘트로이온스(Troy Ounce)’는 1트로이파운드의 12분의1을 뜻하는 단위입니다. 이 트로이파운드는 파운드와 달리 5760그레인(곡식알갱이)로 정의된 단위이며, 트로이파운드의 16분의1이 아닌 12분의1이 1트로이온스입니다. 1트로이온스를 현재의 g으로 환산하면 31.1034768g입니다. 즉 1트로이온스는 1온스보다 무려 9.7%가량 더 무겁습니다. 금, 은,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의 무게를 잴 때에는 여전히 ‘트로이온스’라는 단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 금 현물가격은 영국에 소재하고 있는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발표하는 1트로이온스당 금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국제 금 선물 가격도 COMEX에서 거래되는 1트로이온스당 최근월물 금 선물 가격을 주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는 금을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골드뱅킹 계좌에서는 0.01g 단위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금은방에서는 돈(3.75g) 단위로 금을 거래합니다.

그런데 국제 금 가격의 단위를 ‘온스(Ounce)’로 인식하고 ‘g’ 단위이나 ‘돈’ 단위로 환산해보면,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 대비 약 10%정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오해는 국제 금 가격의 거래단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해프닝입니다. 금 가격을 ‘트로이온스’ 단위로 다시 환산을 해 보면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온스당 금가격이라고 연일 기사에 오르내리는 국제 금 가격의 단위는 28.35g의 ‘온스(Ounce)’가 아닌 31.1g의 ‘트로이온스(Troy Ounce)’라는 것을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궁극적으로 앞으로는 온스, 트로이온스, 돈 단위보다는 모두 g 단위로 전 세계가 통일하는 게 나아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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