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조선사업부에서 해양에너지 부문을 분리하기로 했다. 해상 풍력, 해상 플랜트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다음달 1일부터 해양에너지사업본부를 출범시킨다. 초대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원광식 전 해외공사 부문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선임됐다. 기존 조선사업부는 상선사업만 담당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독자 사업부를 구성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상 플랜트 등 해양 사업은 한때 국내 조선업체의 조 단위 적자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조선사들이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상대적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해양 부문이 조선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이유다. 해상 풍력 발전소와 관련된 구조물을 제작하기 위해선 해양 환경을 고려한 설계·제작 기술이 필요한데, 이때 선박이나 해양 플랜트 관련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 발전소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할 필요도 없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스코틀랜드 엔터프라이즈(SE), 하이랜드&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 등과 스코틀랜드 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사업 부문 분리를 계기로 해외 진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양에너지사업본부 신설로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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