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사진)이 21일 당 싱크탱크 수장인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각종 사안을 논의하던 사이다. 이 대표가 ‘비선 실세’로 불리던 이 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차기 대권을 본격 준비하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원장과 이 대표의 인연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당시 사법시험 준비생이었고, 이 원장은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였다. 이 원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경기연구원장을 맡았다. 성남시장 시절 핵심 정책인 ‘3대 무상 복지’(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원)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이 대표는 중앙정치인으로 올라선 이후에도 이 원장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인사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다 알고 있었지만, 공식 직책을 맡지 않다가 이번 인선을 계기로 공개 등판했다.
민주연구원은 당 대표 직속 기관이다. 당 차원의 각종 정책을 개발하고, 선거 기간에는 판세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 대표가 3년 뒤 대선을 바라보고 당 체제를 개편했다”고 해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당직에도 친이재명계가 전진 배치됐다. 사무총장에는 3선 김윤덕 의원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전북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이 대표 지지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이후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혁신단장을 맡았다. 정책위원회 의장은 3선 진성준 의원이, 수석사무부총장에는 재선 강득구 의원이 선임됐다. 모두 친명으로 분류된다. 박균택·이용우 당선인은 당 법률위원장에 임명됐다. 박 당선인은 총선 때 ‘이재명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전략기획위원장에 선임된 재선 민형배 의원은 당내 강경파 친명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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