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다이어트 트렌드는 변화한다.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식습관을 조절하는 등 살빼기를 시도하지만 그만큼 명확한 효과를 얻는 사람은 드물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MZ로 불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혈당 변화를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층에서 유행하고 있는 각종 혈당 조절 방식 다이어트법의 효과 등에 대해 알아봤다.
식사 순서 다이어트
당이나 탄수화물 등 고혈당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엔 이를 조절하기 위해 식사 순서를 바꾸는 다이어트법이 유행이다. 식이섬유(섬유질),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섭취해 혈당이 천천히 오르도록 돕는 것이다.혈당스파이크가 발생하면 인슐린이 과잉 분비된다. 인슐린이 분비되는 동안 지방은 연소하지 않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식단탄' 순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하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먼저 섭취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방법은 당뇨병은 물론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CGM 다이어트
MZ세대를 중심으로 연속혈당 측정기(CGM)를 달고 혈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다이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CGM은 당뇨병 환자 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기기다. 센서가 달린 기기를 팔에 붙여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체크할 수 있다.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CGM 다이어트는 혈당이 크게 오르는 음식과 오르지 않는 음식을 찾아 섭취하면서 체중을 감량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비만학회 이사장)는 "최근 대한비만학회에서는 비만관리 목적으로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은 객관적 근거가 없고 일반 대중에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 방법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그는 "비만 관리를 위해 CGM은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며 "본인에게 맞는 다른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혈당 조절 식품 다이어트
혈당 조절을 돕는 특정한 음식을 섭취하는 다이어트도 많이 활용된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애플사이다비네거(사과발효식초·애사비) 다이어트를 소개한 뒤 '애사비 다이어트'가 인기다. 사과가 자연 발효되면 아세트산이라는 물질이 생긴다. 애사비를 섭취하면 아세트산이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만드는 소화 효소를 억제해 혈당 상승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초에 포함된 산이 혈당 조절과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 등에 일부 도움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식초는 산 성분으로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어 공복에 먹거나 원액 그대로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엔 땅콩버터를 활용해 다이어트에 나서는 사람도 늘고 있다. 땅콩버터는 고칼로리 음식이다. 단백질, 지방 함유량이 많아 오랫동안 포만감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자연히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땅콩에 있는 불포화 지방은 혈당의 급격 상승을 막아 혈당 수치 상승을 최소화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강 교수는 "약간의 땅콩버터는 도움될 수 있겠지만 열량이 높고 포화지방이 많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며 "설탕, 소금, 보존제 등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골라야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