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 정치 풍자 코너에 "선을 넘었다"며 공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올해 초 부산에서 흉기 피습 후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옮겨져 논란이 일었던 것을 '헬기를 타고 도망친다'는 뜻의 '헬기런'으로 표현하면서다.
지난 7일 공개된 SNL 코리아 정치인 인터뷰 코너 '맑눈광이 간다'에서 기자 역할을 맡은 출연진은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선택하기 쉽지 않은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밸런스 게임'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이 받은 질문은 '다음 중 각 당의 지지율을 더 폭락시킨 행동을 고른다면?'이었다. 이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런', 이재명 대표의 부산 병원에서 서울 병원으로 '헬기런'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그러자 일부 야권 강성 지지자들은 온라인에서 이 대표의 병원 이송을 '헬기런'으로 표현했다는 데 불쾌감을 속속 드러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한 지지자는 "범죄 도피 이종섭 호주런과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대표님의 헬기 탑승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 선을 세게 넘었다. 이건 고소·고발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호주런 대 헬기런이라니? 이게 도대체 비교할 상황이 되는 거냐. 다들 미쳐 돌아가는구나. 한심한 것들"이라고 했다. 쿠팡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의 해당 영상 댓글에서도 "사람이 죽을 뻔했는데 헬기런?", "사람 목숨을 가지고 뭐 하는 건가",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게 풍자냐"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월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 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119 헬기를 타고 옮겨져 '지역 병원 홀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지역 의사단체들은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을 '특혜'로 규정해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고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이라고 했다. 광주시의사회도 "민생을 부르짖고 국민 편에서 국민을 위한다던 민주당은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부산대병원과 지역 의료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논란이 실제 환자들 사이에서 지역 병원 불신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나타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응급실에 있는 환자들이 '나도 서울대 보내달라', '헬기 불러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들이 실제 늘고 있다"며 "이전에도 대형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있었지만, 강도가 세졌다"고 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