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원들의 출산·양육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추가 지원 확대를 논의한다. 난임 시술비 무제한 지원 대상을 직원 배우자까지 넓히고, 1회당 100만원씩 주는 지원금도 실비 전액으로 늘려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따라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노사협의회 요구안을 확정했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달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 1분기 노사협의회를 개시하고 이 안건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핵심 안건은 난임 시술비 지원 확대다. 노조가 1순위로 요구한 특별성과급 지급 논의에 이어 두 번째 안건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단체협약을 통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난임 시술비를 회당 100만원씩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 범위를 넓혀달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지원 대상에 직원의 배우자를 포함시키고 지원 금액도 회당 100만원에서 시술비 전액으로 늘려달라고 했다.
현대차의 임신 지원 복지 제도는 국내에서 가장 두터운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정부도 난임 시술비를 최대 회당 110만원 지원하고 있지만 횟수에 제한이 있다. SK하이닉스는 횟수 제한이 없는 대신 지원 금액이 회당 5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100만원의 시술비를 지원한다.
다만 현대차 직원 당사자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내부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는 사업 특성상 남성 직원의 비중이 94%(2022년)에 달하지만 이들 직원의 배우자는 난임 시술이 필요해도 지원을 받기 어렵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여성의 난임 시술 비용 부담이 남성 대비 훨씬 크기 때문에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지원 대상을 넓히는 게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난임 시술 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남성이 약 21만원, 여성이 약 321만원이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하는 ‘시술비 전액 지원’은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협의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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