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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와 중국산 저가 공세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테슬라가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테슬라 관계자들을 인용해 "테슬라가 인도에 20억~3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이달 안으로 관련 팀을 파견해 후보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의 관세 인하 조치에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수입 전기차에 대해 기존 70~100%였던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했다. 인도에 최소 5억달러(약 5700억원)을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확약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기차가 대상이다.
테슬라는 이번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혔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추가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인도를 수차례 거론했다. 그 조건으로 인도 정부에 수입관세 인하를 요구해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관세 인하로 미국 기준 가격이 3만8990달러(5220만원)인 테슬라 모델 3가 인도에 수입될 경우 인도 내 출시 가격은 370만루피(5980만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
테슬라의 새 전기차 공장이 들어설 곳은 인도 서남부 마하라슈트라주와 구자라트주, 타밀나두주 등 기존 자동차 제조사 허브가 있는 주들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도 뉴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도 이 지역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에 방점을 둔 테슬라가 항구가 인접해 있는 서남부 지역의 3개 주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테슬라는 인도 관리들에게 "현재 모델보다 가격이 더욱 저렴한 3만달러 미만의 소형 전기차를 인도의 새 공장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생산한 저가 모델을 현지 판매하는 동시에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유럽 및 동유럽 등으로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FT는 "테슬라의 투자 확정은 이번 달에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인도행(行)은 테슬라에도 국면 전환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와 전 세계적인 전기차 성장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인도량은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6.7%로 축소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