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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가능하겠냐"…눈총 받았던 증권맨 지금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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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가치주는 그동안 주가가 과하게 눌려있었습니다. 이번 강세장에서 코스피가 3000선 돌파를 시도할 겁니다. 이 과정에서 우선 경기와 관련이 높은 가치주를 사야 합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은 4일 한경닷컴과 만나 "국내 증시는 미국과 달리 '모멘텀 전략'보다 '가치주 전략'이 더 잘 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파트장은 작년 연말에 내놓은 올해 전망에서 예상 코스피 밴드 상단을 2950으로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하면서 '가능하겠냐'는 눈총을 시장 안팎에서 받았다. 하지만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밴드 상단을 3000 내외로 수정하는 중이다.

강세장은 일찌감치 예상했던 강 파트장은 주도할 테마로는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펜데믹 이후 2021년 증시가 오를 땐 예외적으로 성장주인 2차전지주와 바이오주가 상승을 주도했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국내 증시 강세장에서는 가치주가 더 수익률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가 2000년대 중반 코스피의 2000선 돌파와 2010년 전후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다. 모두 중국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수혜가 큰 ‘경기민감주’들이 랠리를 주도했다.
강 파트장은 중국 경기의 회복 국면에서 비슷한 증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 회복을 점치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인 5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중국의 건설 경기가 살아내면 철강·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경기민감주 다음 유망섹터로는 중국 소비 관련주가 꼽혔다. 소비 경기가 부동산 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강파트장은 "대부분 중국인은 자동차 등 다른 소비재보다 집을 가장 먼저 사려고 한다"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나면 소비심리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섹터의 상승 여력은 아직은 남았다고 봤다. AI 산업의 성장성이 워낙 강해서다. 강 파트장은 "다른 비즈니스 사이클이 저점을 찍을 때 AI 산업은 혼자 꼿꼿하게 상승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섹터'라는 독자적인 영역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민감주로서도 반도체주가 유망하다고 강 파트장은 평가했다. 그는 고객으로 만난 한 펀드매니저의 삼성전자 주식 투자 전략이라며 "미국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40대 중반 이하일 때 사서 50대 중반까지 오르면 판다고 가정했을 때 대부분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소개했다. ISM 제조업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이하면 경기 수축을 각각 나타낸다. 가장 최근 발표된 3월 지수는 50.8로, 50대 중반까지는 아직 상승여력이 남았다는 게 강 파트장의 판단이다.

그가 증시의 '강세장'을 확신하는 배경은 본격적인 ‘금리 하락 사이클’이 임박했다는 판단이다. 조만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는 전세계에서 '나홀로' 경기가 좋은 미국이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나머지 국가들은 부양에 나서지 못하고 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중국을 비롯해 경기가 어려운 국가들이 부양에 나설 여력이 생긴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최근 들어 Fed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의 전제인 물가 안정을 확신하지 못하는 태도를 잇따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강 파트장은 지금까지 물가 안정을 막은 가장 큰 요인인 주거비(렌트비)가 하락하는 데 주목한다. 그는 "미국 렌트비는 거의 마이너스권에 다다랐다. 이 지표만 보면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3%대에 머무는 인플레이션율도 곧 2%대에 안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 파트장은 "국제 분쟁 등 변수만 아니면 물가는 쭉 내려갈 전망"이라며 "오는 6월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모두 세 번에서 최대 네 번 정도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인하 후 금융 장세가 시작되면 증시는 연말까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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