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은 1일 은행주에 대해 "밸류업 기대감을 제외하면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비용은 실적에 제한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설용진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확대되던 1월 말부터 은행주는 코스피 지수를 웃도는 상승폭을 보여왔다"면서도 "다만 실적면에선 마진 하락 및 건전성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분기 마진의 경우 지난해 4분기와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출 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고금리 정기예금 리프라이싱(재산정) 영향을 받아서다. 예금 리프라이싱은 기준금리 변동의 영향을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늦게 반영하는 현상을 뜻한다.
설 연구원은 "연간 기준으로 작년 수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1분기 '대손충당금 비율'(크레딧 코스트)'은 전년 동기 수준일 것"이라며 "물론 작년 4분기 중 선제적으로 지출한 대규모 비용 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은행들이 충당부채 적립 등을 통해 1분기 중 H지수 관련 ELS 손실로 인한 비용을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한 영업외 비용 추정치로 KB국민은행(KB금융)과 신한은행(신한지주)이 각각 9000억원, 3500억원가량이 제시됐다. 하나은행(하나금융지주)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설 연구원은 "ELS 보상 비용을 제외하면 경상 손익은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과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주 투자 시 업황과 실적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 연구원은 "주요 8개 은행의 1분기 합산 지배지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할 전망"이라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5월 중 추가적인 밸류업 정책이 공개되기 전까진 다소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