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형 신산업과 순수 신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보다 규제 전환과 규제설정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DGIST(총장 이건우)의 윤진효 전자정보시스템연구부 책임연구원(사진)은 영국의 그리니치 대학과 공동으로 양국의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산업을 심층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병원 방문 의료산업에서 원격 의료산업으로 전환한 영국 사례를 통해 ‘규제 전환’이 신산업 창출의 원동력임을 확인했다. 윤 연구원은 “기존 병원 중심의 진료 규제를 원격의료 중심으로 전환하지 않고 단순히 완화할 경우, 기득권만 강화돼 원격 의료산업이 자리 잡기 어려워지고 소비자잉여 창출 기회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완전히 새로운 순수 신산업은 소비자잉여 및 생산자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오히려 ‘규제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산업 성장에 필수적인 소비자 보호와 생산자 위험 회피를 위한 규제 설정이 순수 신산업의 성장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규제 완화는 이미 시장이 성숙해 소비자 잉여나 생산자 위험을 회피할 충분한 장치가 갖춰진 산업에서만 작동한다”며 “이 경우 규제를 완화해 시장을 추가로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방형 혁신이 디지털 전환과 결합해 전 산업 분야에서 ‘전환형 신산업’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에 적합하게 기존 산업의 규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전담해온 경북테크노파크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경북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신산업에서 적절한 규제를 설정하면 신산업에 뛰어든 기업을 보호하고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된다”며 “신산업은 규제와 표준을 선점하는 국가와 도시가 성장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