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들이 거듭된 정부 압박 속 줄줄이 가격 인하에 나섰다. CJ제일제당에 이어 대한제분과 삼양사 등이 이달 밀가루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오뚜기도 이달부터 식용유 가격을 인하한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이날부터 소비자 판매용 중력분 1㎏, 3㎏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하한다. 대한제분 역시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1㎏, 2㎏, 2.5㎏, 3㎏ 등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앞서 식품업계 국내 1위 CJ제일제당이 지난달 19일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3종 가격을 평균 6.6% 인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삼양사와 대한제분도 각각 제품값을 내리기로 한 것.
밀가루 뿐 아니라 식용유 역시 가격 인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뚜기는 식용유 제품 가격을 이날부터 평균 5% 인하하기로 했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지난 29일 경기 평택시 포승공장을 찾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홍 대표는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식품사들이 라면과 빵, 과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린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인하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식품업계에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제품 값에 반영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역시 지난달 초 밀가루 원재료인 소맥과 식용유 원재료인 대두유 가격이 지난해 3분기부터 하락했다며 식품사가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촉구한 바 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의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100)는 지난해 3월 170.1로 고점을 기록한 후 점차 하락해 지난 2월 113.8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유지류의 세계식량가격지수 역시 251.8에서 120.9로 내려갔다.
식품사들이 지난해 전년보다 뚜렷하게 이익이 개선된 점도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압박하는 한 이유다. 수출 호조와 환율분 등을 고려해도 원재료 가격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익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