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이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넉 달 연속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9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내수 침체 여파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1% 줄었다. 올 들어 실물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가 겹쳐 체감경기로 온기 확산이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5.3(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작년 11월 0.3%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 1월(0.4%)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생산이 3.4% 증가한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10.3% 증가했다. 2014년 11월(12.7%) 이후 9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제조용 기계투자와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반도체 개선 흐름에 더해 다른 제조업종으로 회복세가 확산하며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날 내놨다. 문제는 소비가 생산·수출 회복세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발(發) 경기 개선과 체감경기 회복에 적잖은 괴리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1% 줄었다.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강경민/이광식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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