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를 분양받은 뒤 대금을 내지 못해 고생해온 업체들이 분양수익을 포기하고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민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에 따른 토지 분양대금 연체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자치단체와 LH도 주택 공급 지연을 막게 돼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영이 매입한 경기 오산 세교2지구 부지에 대해 최근 지자체인 오산시와 LH가 당초 예정된 주상복합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사업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오산세교아트PFV는 연초 용지 매입대금 1720억원 중 260억원가량을 연체했다. 시행사와 지자체 등은 사업 방식을 바꿔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애초 부지는 897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를 분양할 계획이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오산역과 가깝고, 인근에 대규모 공공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2020년 토지 분양 당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토지 매입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PF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당시 높은 가격에 토지를 분양받은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공공임대 방식으로 사업을 바꾸면 대출 금리와 자금 조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고 주택을 건설해 임대하는 방식이다. 분양보단 예상 수익이 적지만, 초기 사업비 부담이 낮다.
주택 공급 계획을 이어갈 수 있는 지자체와 LH 입장에서도 사업 전환은 이득이라는 반응이다. LH는 지난 1월 기준 공동주택용지를 분양하고도 시행사로부터 1조5000억원이 넘는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업 방식을 전환해 시행사가 대금을 납부하면 LH의 부담도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뉴스